본문 바로가기

아름형의 여행견문록

나홀로 제주도 자전거여행, 두번째 밤

제주도 자전거 여행, 그 두번째 날이다.
어제 찜질방 가는데도 너무 추워서, 오늘은 옷을 많이 뎝쳐입었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6시에 나왔다.
아직 일출전이지만 부지런히 가야하기 때문에...
출발하기전, 3일동안 나와 함께할 자전거.


해안도로로 나와 자전거를 타니 굉장히 상쾌했다.
뭔가 건강해지고 들뜬 기분.
지금 이 모습이 가장 멀쩡한 얼굴이다 ㅎㅎ


해안도로에서 벗어나 첫 일주로로 진입.
역시나 길이 헷갈린다.
이때부터 지도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따뜻한 남쪽이라 벚꽃이 벌써 피는 듯 하다.


오늘 라이딩하면서 여행객보다 말을 더 많이 보았다.
외로움에 말에게 대화를 걸어봐도 이건 뭐 나혼자 이상한 여자가 되는 기분.
지천에 널린 풀을 먹는 말을 보니 부러웠다.
역시 밥은 제때 먹고 간식은 꼬박 챙겨먹어야 한다...


다시 해안도로를 타서 애월로 진입.
조금 많이 가다보면 협재해수변이 나온다.
물이 얼마나 깨끗한지 진짜 에매랄드 빛깔이다.
그곳에서 바닷바람 좀 맞아주고 다시 출발.


엉덩이가 아프다 못해 뼈가 으스러지는 줄 알았다.
안장에 젤커버를 깔았는데도 이렇다니.
앞길이 막막하다.
더 막막한건 협재해수변을 지나 고산과 대정을 향하는 일주도로의 라이딩이었다.
사람은 나뿐이고 지나가는 차도 얼마없어 외로움의 시간이었다.
이곳에와서 여행객을 아무도 보지못했다ㅠㅠ
그래서 공사하느라 차량진입을 통제하는 도로에서 한컷.
삼각대가 없어 카메라를 자전거에 세워서 아슬아슬하게 찍었다.
이런 짓을 해도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ㅎㅎ


대정에 도착했는데 시간이 너무 일렀다.
그래서 송악산과 모슬포 근처까지 가기로 결정.
모슬포를 지나 송악산가는 길이다.
끝없는 오르막에 자전거를 이끌며 계속 걸어간다.
저 언덕을 넘어서 마을이 보였을 땐 눈물이 찔끔나게 너무 기쁘다.


사이게스트하우스에 방을 잡고 같은 방을 쓴 언니와 밥을 먹으러 나왔다.
그 전에 숙소사장님이 송악산 일몰을 보라고 추천해주셔서 올라가 찍은 사진.
멋지다. 열심히 살아서 부모님께 효도해야지.


일몰을 보고 내려와 먹은 전복죽과 라면이다.
맛있다... 그런데 허기짐이 극도에 달해 오히려 적게 먹었다 ㅠㅠ


두번째날이 이렇게 지나간다.
지도를 보니 약 80km를 달린 것 같다.
엉덩이랑 허벅지가 아프다.
하지만 원기충전해서 내일로 달려야지.
완주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