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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해 소리치다.

영원할 줄 알았던 것들의 변화

나이가 들면서 변한 게 세 가지 있다.

입맛, 남자 취향, 인생관.

현재는 세 가지이지만 나중에는 더 많이 바뀔 수 있고, 적어질 수도 있겠다.

 

우선 입맛.

지금도 군것질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예전에는 주식으로 먹었었다.

밥은 안 먹어도 과자, 아이스크림, 젤리, 사탕은 꼭 먹어야 했다.

특히 신 맛은 미칠 정도로 환장해서 신 맛이 나는 사탕이나 젤리는 무조건 입에 털어 넣어야 했다.

그러다보니 치아 상태도 나빠지고 살도 붙어 건강에 조금씩 문제가 생겼다.

아무래도 건강이 신경쓰이고, 군것질만으로는 배가 차지 않아 밥을 먹기 시작했다.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말이 딱인게, 이제는 하루 세 끼를 꼬박 챙겨 먹어야 한다.

아동 입맛에서 서서히 중년의 입맛으로 바뀌는 중이다...

 

두 번째. 남자 취향

내가 제일 처음 좋아했던 남자 연예인은 조인성이었다.

kbs '학교' 때부터 알기 시작해 '별을 쏘다', '발리에서 생긴 일', '봄날'까지 쭉 좋아했다.

누군가 이상형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무조건 조인성이라 답했다.

큰 키에 잘생긴 외모는 평생 갈 것만 같았고, 잘난 외형의 그 남자의 전부라 여겼다.

지금도 물론 잘생긴 남자를 선호하지만 예전처럼은 아니다.

잘생기면 땡큐지만 아니어도 아임오케이다.

그보단 그 사람의 됨됨이나 씀씀이, 가치관이 나랑 잘 맞을지 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

외형보단 내면을 우선순위로 둔다는 점.

나도 어느새 철든 아가씨가 되어가고 있다.

 

세 번째. 인생관

학생 때에 가졌던 인생관은 뻔했다.

'노력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그래서 죽어라 공부만 했고, 다른 걸 돌아보는 여유는 적었다.

시야의 양 옆이 가로막힌 경주마 마냥 나는 대학을 향해 달려가기만 했었다.

그러다 원하지 않는 대학에 입학하고, 어영부영 생활하여 졸업을 앞두니 생각이 바뀌어버렸다.

노력과 땀이 나를 배신하지 않다는 건 분명하지만, 그전에 내가 무얼 위해 노력해야 할지 스스로가 답을 구하는 과정에 충실하자고.

의외로 사람들은 자신이 진정 무얼 원하는지 모르고 살아간다.

마음이 외치는 소리를 듣지 못한채 뭐든 열심히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노력과 땀을 허공에 날리고 있다.

뭐든 최선을 다하고 보자는 인생관에서 내가 원하고 해야할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변화가 온 것이다.

지금의 인생관이 언제 또다시 바뀔지는 모른다.

그러나 지금 내가 믿고 의지하는 가치관과 인생관은 바로 이것이였다.

 

시간이 흐르면 나이란 숫자와 노화란 외형의 변화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었다.

바뀌기 쉽지 않을 것 같았던 내면의 한구석들이 서서히 진화하거나 퇴색한다.

나이가 든다는 건 조금 서글프지만, 몇 년 뒤엔 다른 어떤 내가 되어있을 것 같아 설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