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치 않아도 현실이 자각되는 순간이 있다.
나이를 잊어버리려는 나에게도 현실이란 장벽은 어쨋든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신경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왠지 현실을 자꾸만 되뇌이면 가슴만 답답하고 머리가 띵해져서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나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타인에 의해 현실이 내 앞에 존재함을 알게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오늘 나의 동기생 한 명이 농협으로 취업을 했다.
4년내내 수석을 유지하며 장학금을 받는 모범생이었다.
매사 모든 일에 열심히였고, 마음씨도 착해 주변 사람들이 따르는 그런 아이였다.
같은 날 휴학하고 같은 시기에 복학을 앞뒀었는데, 그 친구는 취업에 성공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나는 1년을 방황하며 스스로에게 자문하는 데 쓴 반면, 그 친구는 진로를 위한 커리어를 꾸준히 준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친구의 입사는 정해진 수순일 것이다.
부러운 마음이 컸지만 축하하는 마음은 진심이었다.
그녀의 노력으로 얻은 성과를 애써 부정한다 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문득 내가 취업을 앞둔 예비 졸업생이란 현실이 인식되었다.
'아, 나도 이제 취업해야지?'
한평생 놀고먹는 한량일 줄 알았는데, 그렇게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친구의 취업이 곧 내가 겪어야 할 현실의 예고편을 보여주는듯 했다.
나의 위치가 어디쯤인지 알려주는 순간이었다.
두려움이 큰건 당연하다.
불투명한 앞날이 설레고 기다려지는 강심장은 아닌 나다.
심장이 벌렁벌렁 거리고 필요이상의 잡생각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꿈에서 현실로 바뀌어감을 느끼게 해준다.
쫄아있는 건 사실이지만 계속되진 않을 것이다.
남이 알려준 현실에 휘둘리기 보단 스스로가 받아들여야 할 것만 같다.
그래야 그 장벽을 넘는데, 자신감이 생길듯 하다.
후와 후와, 쫄지말자 .
'세상을 향해 소리치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복학. 신고합니다. (4) | 2012.09.03 |
---|---|
인턴생활 (0) | 2012.08.21 |
벼락치기 지겹다 (0) | 2012.08.18 |
서로를 알아 간다는 것 (0) | 2012.08.17 |
응답하라 1997-추억을 찾아서 (0) | 2012.08.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