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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생활도 센스 있게~

아름형 2012. 5. 7. 23:24

문화센터에서 배우는 통기타 과정이 4월에 끝났다.

오늘부터는 더 가까운 주민센터에서 엄마와 함께 요가를 배우기 시작했다.

자기 전에 스트레칭을 꼭 하는 편이라, 굳이 요가까지 해야 할까 싶었지만 엄마가 혼자 배우기 머쓱해 하시는 것 같아 못 이기는 척하고 신청했다.

 

통기타 배울 적에도 그랬지만, 요가 수업에도 역시 내가 제일 막내인 것 같다.

우리 엄마를 비롯하여 대부분 어머니뻘 되시는 분들이었다.

그 중 놀랍게도 부부로 같이 오신 할아버지, 할머니도 계셨다.

40~50대가 다수인 무리에서 70대 이상의 노인분들이라니...

유연성을 필요로 하는 동작이 많은데, 잘 하실 수 있을까 염려되었다.

 

간단한 설명을 듣고 요가가 시작되었다.

그간 내가 했던 스트레칭은 무용지물이 되어버렸고, 어르신들 사이에서 내 신음소리가 가장 컸다.

종아리도 쑤시고, 허리는 끊어질 듯 하고, 2시간을 어떻게 버텼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두 쌍의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요가를 너무 잘하셨다.

이번 분기의 수업이 몇 번째이신 듯 순서도 정확하게 외우셨고, 동작도 깔끔하셨다.

나이가 지긋하신 할머니, 할아버지가 나란히 앉으셔서 요가를 하는 모습이란.

노후의 취미를 요가로 삼으신 노부부가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우리 아빠는 시골에서 태어나신 분이라 나이가 들면 귀농한다고 늘 말씀하셨다.

그래서 난 나이를 먹으면 사람은 당연히 시골로 내려가는 줄 알았다.

강북이나 성북구에 사시는 노인분들만 도심 속에서 노후 생활을 하는 줄 알았다.

조금 편파적인 생각이지만 노후 생활의 주거지는 당연히 시골이나 도심 외각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요가 수업에서 뵌 노부부의 모습은 나의 편견을 깨버렸다.

특별한 활동 없이 시간을 보내시는 노인분들이 많은데, 저렴한 가격에 요가를 배우시는 용기와 센스가 놀라웠다.

몸도 건강해지고, 집중력도 강해져 어르신들께 유익한 취미 같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어디서든 쉽게 노인분들을 뵐 수 있다.

평균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그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는 정책이 필요한데, 아직은 너무 부족한 듯 하다.

청소년이 놀거리가 마땅치 않자 자꾸만 어두운 곳을 찾듯이, 노인분들도 마땅한 취미 생활이 없으시니 밖에서만 시간을 때우시는 듯 하다.

 

요가를 선택하신 오늘 뵌 노부부처럼 다른 노인분들도 건강에 좋은 취미를 적극적으로 찾아 삼으셨으면 한다.

물론 그럴려면 정부나 지자체의 뒷받침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