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향해 소리치다.

먹고 살기 힘들다

아름형 2012. 5. 22. 23:44
오늘 처음으로 '까여'봤다.
알바를 구하면서 한번도 거절 당한 적이 없었다.
마음만 먹으면 웬만한 알바는 다 할 수 있었는데...(물론 몸 쓰는 일이었지만)

몇일전 맥도날드에 이력서를 내고, 오늘이 되서야 점장이란 사람과 면접을 보았다.
다음 학기가 막학기라 꺼려하시는 것 같던데, 결국은 까였다. ㅎㅎ
그리고 마지막엔 알바 할 시간에 죽어라 공부해서 자격증 따고 좋은데 취업하라는 말씀도 해주셨다.
그렇게 생각을 해보고도 할 마음이 생기면 다시 연락하라며.
당시엔 '뭐가 이러냐..' 싶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분 말씀도 맞았다.
이제부턴 죽어라 이력서를 내야하는 입장인데, 몇 푼 벌자고 알바를 하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론 너무 불안하다.
지금껏 용돈을 받아본 적이 없어 생활비는 내 스스로 벌었기 때문이다.
당장 알바를 못하면 다음 학기엔 차비도 없어 큰일이다.

어쩌나 싶다가 알바를 다시 구했다.
역시 내 입맛에 맞는 일자리를 구하긴 하늘의 별따기다.
이제까지 수많은 알바를 하면서 나의 적성을 고려한 일자리는 없었다.
집이 가깝거나 돈을 많이 준다거나.
이런식의 기분으로 알바를 선택했었다.

그래서 항상 지치고 힘들었었다.
몸이 축나서 그런 것도 있지만,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해야하는 마음이 더 힘들었다.
예전에 식품공장 야간알바를 할 적엔, 자고 일어나 은행 전화 서비스에 전화해서 주급이 들어오면 눈 뜨고 나갈 준비를 했다.
돈이 들어오는 소리라도 들어야 일할 힘이 났기 때문에...ㅎㅎ

또다시 알바를 구하는 하이에나가 되니 마땅한 먹이가 없어 지쳐버렸다.
sbs가 최종까지 된다면 오늘의 고민도 필요 없겠지만, 앞일은 아무도 모르니깐.

인생에서 노동을 제외하면 무엇이 남을까.
아마 인생의 반은 비겠지? 사람은 반평생 노동을 하며 사니깐 말이다.
먹고 사는 일, 정말 쉽지 않다.

고작 알바 하나 까인거에 이리 충격을 받을 줄이야.
학업과 알바, 취업과 알바.
지금 시점에 어떤 것에 비중을 둬야할 지 고민이다.
맘 놓고 도서관 다니면 나야 좋지만, 그럴 입장도 아니고..
여건이 조금 나은 알바가 뚜둥하고 나오길 기다려본다.


(마음이 뒤숭숭하니 빨간 장미꽃을 보고 진정시키자. 오히려 더 흥분되는 것 같기도 하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