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향해 소리치다.

복학. 신고합니다.

아름형 2012. 9. 3. 09:22

1년의 즐거운 잉여를 어제부로 끝마치고 오늘부터는 학교에 다닙니다.

좋았던 시간은 지나고 없습니다.

학교 갈 생각에 며칠 전부터 잠이 안 왔고, 얼굴에는 뾰루지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젠 학교 생활이 즐겁기보다 걱정이라는 점이 더욱 서글퍼집니다.

엄마는 일찍 일어나는 저를 보고 기뻐하셨습니다.

이제부터 사람답게 살겠구나 싶으신가 봅니다.

졸업하기 전 취업도 하라고 하십니다.

참,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데..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나도 몰라'라는 말을 했다간 아침부터 맞을 것 같아서 그랬습니다.

 

학교는 여전했고, 학생들도 무지하게 많습니다.

다들 신입생같이 설레보이는데 나 혼자만 우울한 것 같아 더 우울해집니다.

남은 3개월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합니다.

아, 마지막 학기를 남긴 예비 졸업생들은 모두 저같은 심정이겠지요?

 

화려하지도 성공적으로 보여지는 1년은 아니었습니다.

남들은 시간을 버렸다고 하지만, 100년 중에 1년쯤은 이렇게 보내어도 괜찮다고 스스로 다독입니다.

나름 고민도 많았고, 무언가를 배워봤으며, 포기도 많이 했습니다.

분명 그안에서 저를 일깨울 만한 깨달음은 있었다고 봅니다.

잉여도 투자입니다.

잉여도 해 본 사람이 주어진 시간을 더 알차게 보내고, 삶의 소중함을 알거라 믿습니다.

그래서 전 1년의 휴학생활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후회하면 어떻습니까.

어차피 모든 선택과 일엔 후회가 주어지는 법인데, 완벽하게 사는 사람은 없다고 또다시 믿습니다.

 

오늘부터 저는 학교에 나갑니다.

발걸음은 무겁지만 표정은 밝아 보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 역시 인생은 즐거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