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향해 소리치다.

부모님의 '속'을 보세요

아름형 2012. 1. 9. 23:26
블로그를 개설하고 매일 한개의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지 2주가 지났다. 전에는 일기도 잘 안썼는데, 이젠 마음먹은게 있어 무슨말이라도 쓰려 한다. '이거 매일 쓰면 뭐 달라지는게 있으려나...'생각했었는데 나에게 작은 변화가 생겼다. 사소한 일이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글의 내용과 연결지으려 노력한다. 덕분에 예전에는 숨쉬듯이 넘어간 일이 새로운 각도로 느껴진다.
오늘 일이 바로 그렇지 않나 싶다.

우리집에서 나는 전용 미용사이다. 염색을 어찌나 잘하는지 가족 머리는 온전히 내 차지이다. 미용실에서 하면 비용도 비싸고, 부모님의 경우엔 흰머리때문에 그 횟수가 잦아 부담스러우시기 때문이다.

오늘은 엄마가 미용실에서 머리만 다듬으시고, 내게 염색을 부탁하셨다. 매번 내가 해드렸는데, 이번엔 감회가 새로웠다. 흰머리가 언제 그렇게 많이 생겼는지 엄마 머릿'속'은 희끗희끗했다. 갑자기 가슴 한쪽이 찡해졌다. 엄마는 내게
"검은 머리 하나도 없지? 흰머리 많아? 동료 아줌마들이 엄마 머리 하얗다는데..."
이렇게 물어오는 엄마의 마음이 신경쓰여 애써 밝게 말했다.
"그 아줌마들은 뭔데, 남의 머리에 말이 많아? 엄마 머리 아직 까~~맣니깐 걱정마"

단 한달전만해도 엄마, 아빠 머리를 염색해주면서 이리 가슴이 찡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부모님의 흰머리는 단순한 머리카락이 아니라 이젠 나에게 채찍이 되었다.
' 부모님이 이렇게 고생하실동안 난 너무 놀고먹은건 아닐까?'
'이제라도 효도를 시켜드려야 할텐데...'
염색을 하는 30분동안 이런 생각이 들면서 내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부모는 열자식을 다 키울수 있어도, 자식 열명은 부모 한명 돌보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다. 힘들게 키운 자식들이 그만큼 효도를 하지 못함을 뜻한다. 마음속으로 효도해야지... 이런 생각은 필요없다. 그때가 언젠줄 알고 마냥 기다리라 하는가.

지금 당장 부모님의 '속'을 들여다보라.
공짜 염색을 자처해서 엄마, 아빠의 머릿'속'을 보자.
오늘의 나처럼 느끼는게 많을 것이다.
부족한 자식들 잘나게 키우시려 매일 고생하시는 그들의 노고를 알아드리자. 그리고 당장 효도로 보답하자. 어깨를 주무르는 작은 행동만으로도 부모님의 '속'은 다시 까맣고 따뜻하게 바뀌실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