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관찰 일지. 2
간만에 10시간 이상의 노동을 했더니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
하루만에 넉다운될 것 같다.
그러나 알바 관찰 일지 프로젝트를 위해 오늘도 출근을 하였다.
오늘도 어제와 같은 집합에 속해서 업무를 보았다.
한 번 해봐서 감은 왔지만 여전히 서툴고 우왕좌왕했다.
언제쯤 적응하려나 한숨쉬던 찰나 두 명의 신입 직원이 투입되었다.
한 명은 나보다 3살 어린 대학생이었고, 다른 한 명은 동남아국가로 추정되는 이주여성(얘기를 엿들어보니 한국인 남자와 결혼한 여성)이었다.
참, 이 회사의 직원 구조를 설명하자면,
한국인이 대부분이지만 조선족 및 중국에서 오신 분들도 상당하고 간혹 동남아 또는 북유럽에서 건너온 사람들도 있다.
여기서 오늘의 관찰 주제가 나온다.
왜 사람들은 외국인을 두 개의 시선으로 보는가???
단순한 흑백논리가 아니다.
백인이 우월하고 흑인이 뒤떨어진다는 의미의 두 개의 시선이 아니다.
여기서 두 개의 시선은 '조선족 및 중국인 vs 그외 외국인'이다.
이 회사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들을 다른 방식으로 대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같은 실수를 해도 전자(조선족 및 중국인)에게는 불호령이 떨어지고 후자(동남아 및 북유럽 국가인)들에겐 그보단 덜한 꾸중을 하고 심지어 격려를 주기도 한다.
집합에 새로온 동남아국가의 여성분이 실수를 하자 우두머리는 낯선 친절한 얼굴로 일하는 방법을 설명해주었다.
만약 실수의 당사자가 전자였다면?...
어제와 같은 짜증과 눈의 째림을 절대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주여성은 처음 접하는 일이고 조선족 및 중국인들은 이미 해봤으니 대하는 태도가 다른 것은 당연하지 않겠냐?
이렇게 물어보신다면 '아니오'라고 답하겠다.
예전에 일했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회사 전체를 관찰한 결과, 경험의 유무 상관없이 어디에서 건너왔냐를 갖고 다르게 대한다.
왜 그럴까.
어떻게보면 조선족은 동남아 사람들보다 우리와 더 가까운 민족이지 않은가.
이건 제노포비아(낯선 또는 이방인에 대한 혐오)로 설명하기도 애매하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두 외국인들이 한국에 온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사람들의 대우가 다를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동남아 이주여성은 대부분 한국 남성과 결혼하기 위해 이주한 사람이다.
시골 남성과의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이 외국인 여성을 한국으로 끌어들였고, 속된 말로 '취집'의 의미로 건너온 외국인 여성이 많다.
그러다보니 가정 내의 폭력사건, 이혼, 다문화 자녀의 교육 등 다양한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다문화 가정을 배척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 외의 사람들은 저러한 연유로 이주여성에 대해 연민과 동정을 가지고 있다.
'타국에 와서 사는 것도 힘든데, 돈까지 벌어야 하는구나...'
회사의 구성원이 대부분 40~60대 여성이란 점에서 저러한 생각은 충분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보니 동남아 여성들의 실수는 무던히 넘기고, 주변을 맴돌며 신경을 써준다.
이와 다르게 조선족 및 중국인들의 이주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해서이다.
원화를 벌기위해 내려온 대륙사람들의 수가 엄청나다.
'어차피 돈 벌러 왔는데, 제대로 일을 안하면 안되지'
이러한 인식으로 그들의 실수는 엄격히 대하고 견제하는 듯 하다.
어떤 외국인은 연민의 마음으로 대하고, 어떤 외국인은 노동자로 차갑게 대한다.
외국인이라는 같은 분류의 사람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한국인들의 시선.
아마도 그건 인간 자체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이주 목적으로 구별하는 한국인들의 잣대 때문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