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냉정과 열정사이
내가 선호하는 영화 취향은 아주 단순하다.
1. 무서운 영화는 절대 안 본다.
2. 징그러운 장면이 많이 나오는 영화도 당연히 안 본다.
3. 액션신이 많은 영화도 선호하지 않는다.
4. 애니나 판타지 영화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결론, 달달하면서 아련하고 청승맞아 보이더라도 눈물이 찔끔 나는 로맨스 영화를 좋아한다.
간만에 아주 좋은 영화를 봤다.
로맨스 영화만 지겹도록 봐와서 그런지 진정한 로맨틱함에는 약간 무뎌졌던 것 같았다.
사랑얘기를 들어도 거기서 거기인것 같고.. 형식적인 느낌이랄까.
주변에선 잘 알다시피 나는 연애를 글과 영상으로 배우는 여자라...
나의 메마른 감성을 항상 적셔줄 수 있는 작품을 꾸준히 봐야 한다!
그래서 오늘 공부한답시고 도서관에 갔지만, DVD를 빌려 보았다.
뭘 볼까 고민하다가... tvn 더로맨틱 크로아티아편에 나왔던 첫만남 중 냉정과 열정사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그래서 큰 고민하지 않고 그 영화를 선택!
원래 일본영화가 갖는 특유의 서정성과 소소한 아름다움을 좋아했다.
영화가 마친 후에 강한 인상은 없지만 긴 여운이 남아 가끔 보곤 했다.
'냉정과 열정사이'
제목은 귀에 익었으나, 이렇게 감상하긴 처음이다.
책으로도 접한 적이 없으니 기본적인 줄거리도 몰랐다.
단지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재회 장면만 예상하고 있었다.
피렌체, 밀라도, 도쿄를 오가는 공간적 아름다움과 10년이라는 시간이 주는 이 때문에 영화의 감동이 매우 깊게 느껴졌다.
우연한 첫만남을 시작으로 연애를 하고, 오해 때문에 헤어졌지만
결국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을 위한 약간의 노력으로 다시 만나게 되는 그들의 사랑이 멋졌다.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려도 부메랑처럼 다시 돌아오는 연인을 만나는 기분이란.
수많은 사람들이 하차하는 기차역에서 또렷히 보이는 나의 연인.
마지막 장면에서 눈물이 찔끔하고 났다.
비극적 결말이 기억에 더 오래 남을진 몰라도 역시 사랑은 해피엔딩이 정석이란 생각이 들었다.
영화속 주인공들은 20살에 만나 30살에 재회한다.
난 벌써 24살이니... 이를 어쩌나 ㅎㅎㅎㅎ
어떤 일이든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경험해 본 사람에 비해 그 일에 대해 오롯이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냉정과 열정사이의 주인공들이 겪었던 사랑을 경험해보지 못해서 영화속의 사랑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그들이 재회했을 때 느꼈던 감정은 얼추 알 것도 같다.
(이런 경우를 보면 간적접 학습효과도 큰 가르침을 주곤 한다.)
첫만남이 주던 강렬한 열정은 어긋난 오해와 떨어진 시간으로 인한 냉정으로 변모했다.
그러나 그 냉정은 다시 서로에 대한 간절함과 그리움으로 열정으로 변하는 영화였다.
사랑이 항상 뜨거울 수 없듯이 차갑지만도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영화였다.
<이미지는 네이버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쌍커풀 진한 남자는 별로 였는데... 그런건 사람마다 다른 것 같네요 ㅜㅜ 너무나도 멋있는 배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