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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7-추억을 찾아서

아름형 2012. 8. 16. 23:56

tvn에서 방영하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 한창 인기몰이 중이다.

4% 후반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이른 바 대박행진을 하고 있다.

막돼먹은 영애씨, 슈퍼스타 k 시리즈 이후 케이블 계의 다크호스를 자처하는 드라마다.

 

나 역시 이 드라마에 푹 빠져있다.

듣보잡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대세가 되어버렸다.

뭐가 재밌어서 사람들이 이렇게 열광하는지 나름대로 분석해보았다.

 

1. 마치 부산에 와 있는듯한 생동감있는 사투리

천생 경기도 여자라 전국의 모든 사투리는 신기하다.

경기도, 인천에서도 존재하는 어투 차이에도 신기해하는 나에게 억센 경상도 사투리는 신세계를 선물한다.

유일하게 서울말을 쓰는 은지원을 제외한 모든 배우들이 사투리를 구사한다.

그것도 매우 구수하게~ 어색함이라곤 절대 찾아볼 수 없는 말투다.

경상도 사투리가 나오는 드라마는 많았지만 이렇게 생동감있는 사투리 구사는 이 드라마가 압도록적이라 본다.

말의 속도도 빠르고 낯선 표현도 많지만, 그것이 주는 흥미로움이 드라마 인기에 일조하는듯 하다.

(특히 배우 성동일 씨의 사투리연기는 너무너무 좋다!!!)

 

2. 듣보잡들의 향연, 역할의 걸맞은 캐스팅

나만 몰랐나?

맨 처음 여주인공을 보고 이런 생각을 했다.

'와, 신인배우인데 저렇게 망가져도 되나? 연기 진짜 잘한다'

성시원 역할의 정은지 씨가 에이핑크의 멤버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물론 걸그룹이라 관심이 덜 했던 것도 있지만, 걸그룹이 저렇게 망가질 줄은 상상도 못했다.

호섭이 머리를 하지 않나, 거침없이 '개새'를 말하지 않나... 여자들에게도 어필되는 그녀의 연기가 드라마를 호감으로 돌려놓는데 큰 역할을 했다.

남자 주인공인 서인국, 인피니트의 호야 역시 매력있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누나들을 미소짓게 만드는 얼굴뿐만 아니라 훈훈한 눈빛에 대한민국 여성들은 흔들리고 있다.

이외에도 조연 성동일, 이일화, 이시언, 송종화, 은지원, 신소율의 연기도 일품이다.

무엇하나 부족하거나 남지 않는 알찬 캐스팅, 인기 요인의 두 번째이다.

 

3. '나도 저땐 그랬는데...' 추억을 선물하는 드라마

우리나라의 1997년은 기록할 만한 사건이 많았더 해이다.

현재 한류의 중심인 아이돌 1세대가 탄생했으며, 국가적으로 큰 위기였던 외환위기를 겪은 해이다.

어려운 나라를 살리기 위해 국민들이 금을 모았고, 좋아하는 가수들의 음반을 사기 위해 레코드점을 찾아가는 것은 학생들의 일과였다.

나는 당시에 8살이라 가수엔 관심이 없었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문방구에 찾아가 마니또를 받았고, 친구들이 하드보드지로 만든 필통에 가수들의 사진 붙이는 것을 도와주곤 했다.

일년의 흐름이 마치 십년의 변화처럼 그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문화의 변화도 기계들의 발전도 가속도가 붙어 사람들이 따라가기에 벅참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자꾸만 옛날 그 시절의 향수를 추억하는지 모르겠다.

앞서가기 바빠 뒤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는데, 이 드라마는 우리에게 과거를 선물해주고 있다.

잊고 살던 소중한 기억들이 영영 떠나가지 않도록 붙잡아 준 실타래와 같다.

사람도 변하고, 시대도 변하지만 추억은 영원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드라마.

어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는 큰 이유이다.

 

8회까지 진행된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너무도 궁금하다.

스케일은 작을지라도 그 속에 존재하는 배우들의 알찬 연기와 스토리가 어떻게 팽창할 것인지 시청자들은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