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향해 소리치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리워지는 얼굴

아름형 2012. 5. 24. 23:39
어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3년째 되던 날이었다.
내가 사는 동네에선 한달 전부터 추모제를 알리는 플랜카드가 붙었었고, 봉하마을 단체 방문을 모집하는 전단지도 있었다.

역전에서는 나무에 걸린 노란색 띠가 펄럭였고, 안타깝게 가버린 그분을 애도하는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올해 정권이 들어 먹고사는 일은 너무 벅차게 다가왔다.
학생들은 경쟁이 치이다 못해 미쳐 돌아버리기 직전이었고,
부모님은 건방지게 치솟는 물가에 손이 덜덜 떨리셨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니 그리운 건 그분의 존재였다.
나쁜 짓 많이 하고도 공짜 경호원에게 보호받으며 사는 분도 있다.
뻔뻔하지 못해 스스로 가버린 사실이 더욱 슬프다.

시간이 흐를수록 잊혀지는 것들이 있고, 더욱더 선명해지는 존재가 있다.
아마 고 노무현 전 대통령님은 후자에 속하지 않으실까.

정말 사는게 바빠 3년이란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몰랐다.
그때의 슬픔도 금방 잊혀져 현재에 집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시간이 약이라고 하던데.
헤어진 연인을 잊는 것도, 실패한 기억도 긴 시간이 해결해준다.
상처받았던 모든 것을 치유해주고 무뎌지게 만든다.

그러나 그분의 빈공간은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선명해진다.
시간이 약으로 통하지 않는 사람.
케이윌은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라는 노래가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