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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해 소리치다.

고기는 씹어야 맛이고, 말은 해야 맛이다

'고기는 씹어야 맛이고, 말은 해야 맛이다.'
할 말은 하고 살으란 옛 선조들의 말씀이다.

즉, 부당한 상황에서는 개선을 요구하며 자기 소신의 주장을 펼치란 얘기다.
뭐든 말로 내뱉기는 쉬운 법인데, 역설적이게도 저런 상황에서 맛을 즐기며 할 말을 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툭 던져놓는 말이 아니라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처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제때에 '할 말'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의아하게 여겨지는 부분이 조직의 관습처럼 자리잡아 건의하기 쉽지 않을 때.
상사의 부정한 태도가 억울해도 뒷감당이 두려워 참고만 있을 때.
두 가지 경우 말고도 할 말을 마음속 깊이 묻어둔 기억은 모두에게 있을 것이다.

이틀 전, 문화센터 요가수업의 회비문제로 엄마와 총무하시는 분이 약간의 언쟁을 하셨다.
결국은 전체의 문제로 퍼져 수업 전 회의를 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지만.
6년이라는 시간동안 별 탈없이 회비를 걷었었는데, 우리 모녀의 등장으로 조금 복잡하게 되버렸다.
우리의 입장에선 회비의 성격을 자율적으로 하는게 옳다 여겼다.
그러나 오랜 시간을 함께 하셨던 기존 회원 어머니들은 이미 회비의 존재를 의무로 생각하시는 것 같았다.

이미 회비 모금은 하나의 관습이나 관례로 굳어졌다.
이를 건의한 사람이 6년간 한 명도 없었는데, 신입인 울 엄마가 건의한 것이다.
그분들은 아마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낸다며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다.
엄마가 하는 한 마디에 굉장한 반감을.. 드러내신 걸 보니...
그래도 울 엄마 끝까지 '할 말'은 했다.
비록 많은 야유를 얻었지만 아닌건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하셨다.

아마 이런게 맛을 내는 '말'이 아닌가?
반대의 목소리가 많아 씁쓸한 맛이 나고, 문제를 개선하고 했던 용기에 달콤한 맛도 나고, 최초 건의자라는 점에 시원한 맛도 난다.

할 말을 하며 사는게 쉽진 않다.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없듯이, 매번 따박따박 따져대는 것도 옳은 처사는 아니다.
그래도 필요한 순간에 하는 '할 말'은 입을 얻은 대가의 보답이다.
사람은 남을 구워 삶는 말과 거짓만을 논하기 위해 입을 갖고 태어나지 않았다.
나의 '할 말'이 주저없이 나오도록 용기가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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