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1학년 때부터 1년을 넘게 대형마트에서 주말캐셔 알바를 했었다. 중간중간에 목돈이 되는 행사도 여러번 했었고, 지금은 의류매장에서 주말 저녁 5시간씩 알바를 하고 있다.
학교와 가족이라는 안전한 울타리를 벗어나 처음 사회생활을 하면서, 대형마트는 나를 단단한 독립체로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해준 존재다.
세상에 쉬운 일 하나도 없지만, 나에게 서비스업은 정말 힘든 직종이었다.
체질이 맞는 사람도 있겠지만, 누군가에게 의무적으로 친절을 베풀며 일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웠다.
특히 주말캐셔할 때 많은 것을 배웠다...
당시 내가 처음 일을 시작할 때 캐셔 여사님(마트에서는 일하시는 여성분을 여사님이라 칭한다)이 한달만 버텨보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땐 저 말이 무슨 뜻인지 전혀 몰랐다....
단순히 물건이 벨트에 올려지면 계산을 하고 결제를 도와주는 일인 줄 알았는데, 그건 둘째치고 고객을 상대하는게 상당히 힘들었다.
실수로 쿠폰 적용을 해드리지 못하여 잘못 계산을 한 경우,
'내가 실수를 저질렀다' '다시 계산해 드리겠다.'
이렇게 언급하면 고약한 고객은 계산한걸 모두 무르라고 한다.
처음엔 이해할 수 있었다. 어쨋든 내 실수로 일어난 일이니깐. 그런데 직원이 죄송하다고 연달아 말하고, 머리를 조아려도 저런 고객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높은 분만 찾는다. 결국 sv(supervisor의 약칭)님이 와서 달래고 달래 계산은 하지도 않고, 기분 나쁘다며 상품권 5000원만 타간다.
이런 경우의 일이 생각보다 많이 일어난다.
특히나 알바생이 실수를 하면, 목소리는 더 커지는 것 같다.
그래서 대부분 학생들이 한달을 버티지 못하고 나간다.
한번은 어떤 고객이 실수한 알바생한테 욕을 하도 많이 해서, 그 알바생이 울면서 나간 것도 봤다...
나도 잊지 못할 고마운 고객님이 한분 계신다.
일을 시작한지 몇달 지났나?...
아뿔싸 실수를 저질렀다.
흰머리가 지긋하신 할머니셨는데, 아무리 죄송하다고 말씀드려도 내 말은 듣지도 않으시고, 나에게 욕만 하셨다.
그러더니 영수증을 마구잡이로 찢으시더니 내 얼굴에 던지고 휙 가버리셨다.
아... 인생이 이런건가....
바닥에 떨어진 영수증 조각을 줍는데 어이도 없고, 화도 나면서 나중에는 웃음이 났다.
다행히(?) 그전서부터 욕을 많이 먹어, 욕 듣는 것에 대해 면역력이 생긴 것 같았다.
자존심은 분명히 상하고, 속상했지만 그런 일을 당하고도 웃으면서 화낼 수 있는 정도가 된 것같아 스스로 웃음이 났다.
다행히 다음날, 그 다음날에도 주변에게 일이 힘들다며 투덜거렸지만, 가슴 속 깊은 곳에 상처로 남지는 않았다.
실수에 따른 욕 퍼레이드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ㅎㅎ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고객만족센터라는 곳이 있다.
고객들의 환불, 교환에 대한 요구를 처리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도 참 재밌다.
어느날은 고객이 먹다 남은 수박 반통을 들고 왔다. 맛없으니 환불해달란다....허허
의류의 경우도 몇번을 입어서 무릎이 나온 옷을 들고와 환불해 달라고 한다.
그런데 내가 일하는 곳에서는 다 환불해주고 교환해준다. 정말 판타지한 곳이 아닌가?
모든 고객이 진상이고 고약하다는 것은 아니다. 저런 고객들을 상대하다 실수한 나를 이해해주시는 고객님을 상대할 땐 울컥했고, 직원에게도 친절한 분들은 상당히 많다.
소수의 진상 고객들 때문에 직원과 알바생들은 '고객'이라는 단어에 몸서리를 치는 것이다.
'도대체 저런 고객은 왜그리 고객들에게 관대하지 못할까?'
'우리의 작은 실수가 고객은 저렇게도 기분 나쁠까?'
일을 하면서 저런 생각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그러다 어느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 육아에 대한 스트레스, 가정에 대한 스트레스.. 뭐 이런 등등의 주중의 스트레스를 주말 대형마트에서 쇼핑하면서 푸는 건 아닐까?'
경험해보니 주중보다는 주말에 직원들에게 꼬투리 잡는 횟수가 많았다.
뭐 정확한 통계치나 연구결과는 아니다. 다만 2년에 걸친 나의 알바 경험으로 느낀 정도이다.
평일 내내 직장, 가정에서 받는 스트레스 때문에 사소한 직원의 실수에도 크게 반응하는 것 같다.
그래서 대형마트 직원들은 육체적인 고됨보다도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더 크다고 본다.( 모든 일이 다 그렇겠지만?)
하지만 대형마트에서는 직원들에게 무한적인 친절, 배려, 봉사를 요구한다.
우리가 뭐 고객한테 봉사하러 이곳에 왔나? 돈벌려고 왔지....
독과점적인 몇곳의 대형마트의 물품 가격은 비슷하니, 고객에 대한 응대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 아닐까?
'손님은 왕이다' 이말은 맞지만, 왕이 말도 안되게 떼를 쓰는데, 이를 제대로 짚어주는 충신 한명 없으면 나라는 어떻게 돌아간단 말인가.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반박하기도 싫다.
하지만 고약한 고객에 대한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대형마트는 어느정도 책임져야 하지 않을까.
대형마트 그대들이 막대한 이익을 얻기 위함은 잘 알겠지만 돈되는 고객만 편들 것이 아니라, 아니다 싶은 고객들의 행동은 '아니다'라고 바로잡아 말할 수 있어야 쇼핑하는 고객이나, 서비스하는 직원들이 맘 편하지 않겠는가.
대형마트는 직원이 진심으로 우러나와 고객을 응대할 것을 요구만 하지 말고, 진정 그리될 수 있도록 처신을 잘 좀 하자.
학교와 가족이라는 안전한 울타리를 벗어나 처음 사회생활을 하면서, 대형마트는 나를 단단한 독립체로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해준 존재다.
세상에 쉬운 일 하나도 없지만, 나에게 서비스업은 정말 힘든 직종이었다.
체질이 맞는 사람도 있겠지만, 누군가에게 의무적으로 친절을 베풀며 일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웠다.
특히 주말캐셔할 때 많은 것을 배웠다...
당시 내가 처음 일을 시작할 때 캐셔 여사님(마트에서는 일하시는 여성분을 여사님이라 칭한다)이 한달만 버텨보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땐 저 말이 무슨 뜻인지 전혀 몰랐다....
단순히 물건이 벨트에 올려지면 계산을 하고 결제를 도와주는 일인 줄 알았는데, 그건 둘째치고 고객을 상대하는게 상당히 힘들었다.
실수로 쿠폰 적용을 해드리지 못하여 잘못 계산을 한 경우,
'내가 실수를 저질렀다' '다시 계산해 드리겠다.'
이렇게 언급하면 고약한 고객은 계산한걸 모두 무르라고 한다.
처음엔 이해할 수 있었다. 어쨋든 내 실수로 일어난 일이니깐. 그런데 직원이 죄송하다고 연달아 말하고, 머리를 조아려도 저런 고객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높은 분만 찾는다. 결국 sv(supervisor의 약칭)님이 와서 달래고 달래 계산은 하지도 않고, 기분 나쁘다며 상품권 5000원만 타간다.
이런 경우의 일이 생각보다 많이 일어난다.
특히나 알바생이 실수를 하면, 목소리는 더 커지는 것 같다.
그래서 대부분 학생들이 한달을 버티지 못하고 나간다.
한번은 어떤 고객이 실수한 알바생한테 욕을 하도 많이 해서, 그 알바생이 울면서 나간 것도 봤다...
나도 잊지 못할 고마운 고객님이 한분 계신다.
일을 시작한지 몇달 지났나?...
아뿔싸 실수를 저질렀다.
흰머리가 지긋하신 할머니셨는데, 아무리 죄송하다고 말씀드려도 내 말은 듣지도 않으시고, 나에게 욕만 하셨다.
그러더니 영수증을 마구잡이로 찢으시더니 내 얼굴에 던지고 휙 가버리셨다.
아... 인생이 이런건가....
바닥에 떨어진 영수증 조각을 줍는데 어이도 없고, 화도 나면서 나중에는 웃음이 났다.
다행히(?) 그전서부터 욕을 많이 먹어, 욕 듣는 것에 대해 면역력이 생긴 것 같았다.
자존심은 분명히 상하고, 속상했지만 그런 일을 당하고도 웃으면서 화낼 수 있는 정도가 된 것같아 스스로 웃음이 났다.
다행히 다음날, 그 다음날에도 주변에게 일이 힘들다며 투덜거렸지만, 가슴 속 깊은 곳에 상처로 남지는 않았다.
실수에 따른 욕 퍼레이드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ㅎㅎ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고객만족센터라는 곳이 있다.
고객들의 환불, 교환에 대한 요구를 처리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도 참 재밌다.
어느날은 고객이 먹다 남은 수박 반통을 들고 왔다. 맛없으니 환불해달란다....허허
의류의 경우도 몇번을 입어서 무릎이 나온 옷을 들고와 환불해 달라고 한다.
그런데 내가 일하는 곳에서는 다 환불해주고 교환해준다. 정말 판타지한 곳이 아닌가?
모든 고객이 진상이고 고약하다는 것은 아니다. 저런 고객들을 상대하다 실수한 나를 이해해주시는 고객님을 상대할 땐 울컥했고, 직원에게도 친절한 분들은 상당히 많다.
소수의 진상 고객들 때문에 직원과 알바생들은 '고객'이라는 단어에 몸서리를 치는 것이다.
'도대체 저런 고객은 왜그리 고객들에게 관대하지 못할까?'
'우리의 작은 실수가 고객은 저렇게도 기분 나쁠까?'
일을 하면서 저런 생각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그러다 어느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 육아에 대한 스트레스, 가정에 대한 스트레스.. 뭐 이런 등등의 주중의 스트레스를 주말 대형마트에서 쇼핑하면서 푸는 건 아닐까?'
경험해보니 주중보다는 주말에 직원들에게 꼬투리 잡는 횟수가 많았다.
뭐 정확한 통계치나 연구결과는 아니다. 다만 2년에 걸친 나의 알바 경험으로 느낀 정도이다.
평일 내내 직장, 가정에서 받는 스트레스 때문에 사소한 직원의 실수에도 크게 반응하는 것 같다.
그래서 대형마트 직원들은 육체적인 고됨보다도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더 크다고 본다.( 모든 일이 다 그렇겠지만?)
하지만 대형마트에서는 직원들에게 무한적인 친절, 배려, 봉사를 요구한다.
우리가 뭐 고객한테 봉사하러 이곳에 왔나? 돈벌려고 왔지....
독과점적인 몇곳의 대형마트의 물품 가격은 비슷하니, 고객에 대한 응대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 아닐까?
'손님은 왕이다' 이말은 맞지만, 왕이 말도 안되게 떼를 쓰는데, 이를 제대로 짚어주는 충신 한명 없으면 나라는 어떻게 돌아간단 말인가.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반박하기도 싫다.
하지만 고약한 고객에 대한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대형마트는 어느정도 책임져야 하지 않을까.
대형마트 그대들이 막대한 이익을 얻기 위함은 잘 알겠지만 돈되는 고객만 편들 것이 아니라, 아니다 싶은 고객들의 행동은 '아니다'라고 바로잡아 말할 수 있어야 쇼핑하는 고객이나, 서비스하는 직원들이 맘 편하지 않겠는가.
대형마트는 직원이 진심으로 우러나와 고객을 응대할 것을 요구만 하지 말고, 진정 그리될 수 있도록 처신을 잘 좀 하자.
'세상을 향해 소리치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젠 가수하셔요 (0) | 2012.01.08 |
---|---|
내손으로 직접 뽑자 (0) | 2012.01.07 |
모태솔로 벗어나기 (0) | 2012.01.05 |
스무살에게 (2) | 2012.01.04 |
가을아 아프지마라 (0) | 2012.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