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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해 소리치다.

나를 사랑하는 방법

아무래도 관심 분야가 그쪽인지라 챙겨보는 프로그램이

추적 60분, 그것이 알고 싶다. 다큐 3일...뭐 이런 쪽입니다.

 

자정이 지났으니, 바로 어제 kbs 다큐 3일을 보며 오랜만에 tv를 보며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던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다큐 3일은 곰탕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구수하면서도 서민적이고, 속을 뜨듯하게 해주는 것이 자극적이지 않는 다큐프로그램같다고 생각했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소소한 감동은 있지만서도 마음에 콕 박히거나 뇌리에 강하게 남지는 않습니다.

그냥 세상에는 저런 일도 다 있구나.. 저런 삶을 사는 사람들도 있구나.. 하는

창밖을 구경하는 그런 기분이 드는 것 같습니다.

 

평소 이랬던 다큐 3일이라, 저저번주에 뭐 했었는지 잘 기억도 안나는 다큐 3일이 어제는

'다시 꾸는 소녀의 꿈-일성여자중고등학교' 편을 방영하며 제 스스로에게 따끔한 일침을 준 것 같습니다.

 

먹고 사는 일이 급해 학업에 열중할 여력이 없으셨던 베이비붐 시대, 또는 그 이전의 태어났던 여성들이 늦깎이 학생이 된 이야기를 다룬 내용입니다.

정말 길가다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어머니, 할머니와 같은 분들이 주 6일을 매일같이 등교하며 여느 평범한 중고등학생과 같이 국어, 영어, 수학을 배우는 모습이 화면에 나왔습니다.

 

정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맞는지

학생(?)들의 학업 열정이 제때 나이에 맞춰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과 비교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듯한 아니 오히려 더 강하게 공부를 열망하는 모습을 보며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늦게 시작하는 만큼 체력적으로 많이 버거우실 텐데도 학교 가는 날이 제일 즐겁다는 주인공들의 말을 들으며

'나는 학교 다닐 때 뭔 생각으로 다녔더라...'

하는 고민의 시간도 가졌습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졸업식에 참석하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저 하루가 저분들에게는 얼마나 기다렸던 순간일까 싶었습니다.

이제서야 고졸이 된 어느 할머니는 당당하게 이력서에 고졸이라 기입하고 싶다고 하셨고,

많은 할머님들도 대학에 진학하면서 배우는 것을 멈추지 않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하셨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공부가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라 자랑스레 말하시던 어느 할머님의 얼굴이었습니다.

뒤늦게라도 한 글자 한 글자 익히며 많은 것들로 자신을 채우는 일이 스스로를 사랑해주는 방법이라고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대학교 졸업 후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저를 사랑하지 않았던 제 게으름에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냥 대학교 졸업하면 이제 공부는 끝이겠구나..

뭔가를 적극적으로 나서서 배우는 일이 귀찮고, 괜한 걱정이 들어 포기했었던 시간들이 저를 그냥 그자리에 놔두도록 방치했었구나 하는 생각에

눈에서 눈물은 찔끔 나는데, 뒷통수는 한 대 후려 맞은 듯 어안이 벙벙했고, 죄책감이 들어 가슴이 뜨끔뜨끔 했었던

묘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특히 최근들어 살이 찌는 제 모습을 보며..

저는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제 자신을 너무 사랑하지 않았네요.

 

'공부는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의 일환이다'

 

tv를 보면서 인생에 대해 한 수 배우고 갑니다.

당장 이번 주에는 토익 스피킹 시험이 있으니

영어로 저를 채우는 알찬 시간이 될 것 같은 느낌이 파바바박 옵니다.

 

이번 주도 무사히.

영어 시험도 무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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